단감
우부순
새 집터를 보러 가는 길
옛 살던 곳 경로당에 들르자신다
옛 노인네들 궁금하다며
커다란 감나무가 지붕을 덮은
낡은 벽돌 경로당
혼자 들어가신 후 이내 나오신다
계단에 앉으시며 담배를 문다
“죽었단다. 오래 전에”
“아는 노인네가 하나도 읎네”
“ 다 죽었단다”
주먹만한 감을 따 들고
“단감이네. 니 아부지가 집 앞 감나무서 참 많이도 따 줬는디…….”
“아직 파래두 달다. 단감이여.”
하나를 더 따 나를 주고
집에 와
꺼진 텔레비전을 보시며
단감을 드신다
한참 동안
꼭꼭 씹어
다 드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