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하느님!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신시아 라일런트)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신시아 라일런트 아느님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느님은 개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그래왔지만 지금은 도무지 개를 키울 시간을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느님은 늘 일이 많았고 개는 보살필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까. 아느님은 또 누.. 시집 이야기 2019.03.15
중년의 환한 쓸쓸함 -곁을 주는 일 (문신 시집) 중년의 환한 쓸쓸함 -곁을 주는 일 (문신 시집) 우부순 숭어 문신 여수에서 전화가 왔다 달 좀 보란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달을 올려다보는데 소리 좀 들어보란다 수화기 너머 소리 아닌 고요만이 들려왔다 숭어 그물 터는 중이란다 혼자 1.5톤 FRP선 이물에 서 있단다 달빛은 환하지 물은 차.. 시집 이야기 2018.04.20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오규원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 (오규원 시집) 예전에는 이 시집보다 순례라는 시집에 실린 시를 더 좋아했다. 내가 떠나고 싶었을 때는. 지금은 이 시집의 시가 좋다. 이전보다. 진한 삶의 냄새가 진동한다. 글을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짙게 살고 짙게 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 시집 이야기 2017.09.06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옹이 류시화 흉터라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누부시게 꽃물을 밀어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 시집 이야기 2017.08.21
숨 (박성진 시집) 숨 - 박성진 시집 고모부 자리 인상 좋고 서글서글했던 고무부 술만 마시면 고모를 때렸다 사시미칼로 죽여버리겠다고 이노무 집구석 불 질러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장모에게 전화 걸어 집기를 부수거나 맞아서 내지르는 고모의 비명과 우는 아이들의 목소리 들려주었다 할머.. 시집 이야기 2017.06.09
끝과 시작, 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시집 이야기 2017.06.09
빈 배처럼 텅 비어 (최승자) 빈 배처럼 텅 비어 최승자 나 여기 있으면 최승자 나 여기 있으면 어느 그림자가 거기 어디서 술을 마시고 있겠지 내가 여기서 책을 읽고 있으면 까부러져 잠들어야만 하는 어느 그림자가 내 대신 술을 미시고 있겠지 한 열흘 마시고 있겠지 당분간 최승자 당분간 강물은 여전히 깊이깊이.. 시집 이야기 2017.06.09